안녕하세요 여러분 :)
오늘은 최근 제가 접한 전혀 다른 두 가지 작품이 한 가지 공통된 주제를 관통하는 것을 발견하였어요.
해당 부분이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여러분께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럼, 전혀 다른 내용의 두 작품이 어떤 동일한 주제를 각각 어떻게 관통하고 있는지 지금부터 만나보실까요?
1. 혼모노
최근 가장 주목받은 젊은 작가로 손꼽히는 성해나 작가의 수상작을 엮어 한 권의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제목은 <혼모노>. 저는 처음에 이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신조어 혹은 은어 아니면 특정 직종에서 사용되는 전문적인 단어 같은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혼모노는 일본어로 '진짜'를 가르키는 단어였습니다. 그와 반대되는 의미의 '가짜'를 뜻하는 단어는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니세모노' 라고 합니다.
책을 읽어보면, 왜 여러 편의 수상작을 한데 모아 책으로 엮었음에도 그 중 책 제목이 혼모노라는 작품의 제목으로 정해졌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혼모의 전반적인 줄거리를 들려드릴게요.
혼모노는 바로 자기 앞 집으로 들어 온 신애기를 바라보며 오래된 박수인 '나'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장수할멈이라는 신이 깃든 뒤 신발 좋은 무당으로 꽤 이름을 알렸으나, 얼마 전부터 영 신통치 못 한 것이 점점 손님의 발길이 끊겼죠. 박수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장수할멈이 '나'를 떠났다는 것을. 하지만 진심으로 빈다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었죠. 그러던 어느 날 나의 앞 집으로 신애기가 이사를 오고 얼마지나지 않아 신애기의 집 앞은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장수할멈이 신애기에게로 옮겨간 것이었죠. 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몸부림칩니다.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신령님을 보필했는데, 일언반구 말도 없이 신령님은 그를 떠나 새로운 그릇을 찾은 것은 물론이고, 그 그릇을 자신의 앞집으로 이사시키기까지 하다니!
허나, 한번 떠난 신은 되돌아 오지 않았고, 신통력이 떨어진 박수를 찾는 손님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오랜 단골이었던 황보 의원 마저도 자신이 아닌 신애기에게 굿을 맡겼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나'는 마치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그 굿판을 찾아갑니다. 굿판이 무르익어가는 와중 초대하지 않은 손님인 '나'는 그 누구의 시선도 아랑곳 않은 채 굿판에 뛰어듭니다. 장수할멈의 보호를 받으며 신애기는 보란듯이 굿판을 휘젓고, '나'는 더 미친듯이 굿판을 흔들어놓죠.
드디어, 클라이막스! 점점 빨라지는 악사들의 장단에 맞추어 작두를 타는 신애기의 발은 상처 하나없이 깨끗합니다. 더 이상 그 어떤 신의 가호도 받지 못 하지만 '나'도 보란듯이 작두를 탑니다.
과연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 <혼모노> 책장을 덮으며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 바로 출판사 대표이자 배우인 박정민님의 감상평입니다. 해당 감상평이 이슈가 되며 책의 인기가 더 높아졌습니다. 저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그제야 박정민 배우의 감상평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총 7편의 수상작이 엮여 있는데, 7가지 작품 모두 다른 주제와 이야기를 담고 있죠. 그리고 모든 작품이 마지막 장을 덮으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듭니다. 저는 아주 오랜만에 작품을 읽는 동안 그 내용에 취하기 보다는 작품을 읽은 후 생각에 취하게 만드는 책을 만나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리고는 감탄했죠. 어떻게 이 주제를 이렇게 감아낼 수가 있을까? 94년생 성해나 작가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품고 살며, 그 생각들을 풀어낼 때는 또 얼마나 많은 고뇌를 할까? 저는 작가님의 뇌 속이 궁금해 질 지경이었습니다.
특히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의 경우는 덕후의 입장인 저로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덕심이 피어나는 순간과 덕심이 사그라드는 순간은 정말 한순간이며,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그 동안 나는 그 어떤 진실도 제대로 바라볼 수 없게 되죠. 때문에 덕후인 저는 앞으로 제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아끼는 동안은 더 깊이 더 열렬히 사랑하되, 늘 중심을 잡고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를 읽을 때는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얼마나 철저하게 조사하며 글을 써내려 갔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 소설인데, 정확한 팩트와 탄탄한 문학적 상상력이 너무 촘촘하게 짜여진 탓에 소설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어 여러 검색 사이트에 이것저것 검색을 하며 읽어내려간 작품입니다.
다시 혼모노로 돌아가서, 제 감상평을 들려드리자면,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굿판을 누비는 '나'의 기세에 어느새 신애기도 놀라 나자빠지고, 신기 대신 광기가 서린 '나'는 신령을 담는 도구를 넘어선 경지처럼도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생각했죠. 나는 살면서 저렇게까지 절실하게 무엇인가를 원하여, 그것을 위해 매달려 본 적이 있는가? 분명 있었어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 해 바둥거려 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중입니다. 때문에 해당 작품이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저는 요즘 도대체 어떤 것을 위해, 무엇을 향해 제 에너지를 쏟아야 할지 잘 모르겠거든요. 나이가 들면 갈피를 잡는게 더 쉬워질 줄 알았는데, 인생을 살아보니 갈피를 잡는 것은 오히려 나이를 먹어갈 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과연 그 누가 소설 속 '나'를 보고 가짜라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질문이 생각나자, 바로 딱 떠오른 작품 하나가 있었는데요, 지금부터는 그 작품에 대해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3. 레이디 두아
최근 넷플릭스에서 가장 핫한 작품을 꼽으라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바로 <레이디 두아>가 떠오릅니다!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가짜라고 볼 수 있나요?" 바로 신혜선 배우가 극 중 했던 대사인데요, 이 대사 덕분에 저는 혼모노를 읽으며 레이디 두아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레이디 두아는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셔서 아시겠지만, <부두아>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명품으로 급성장 시키는 '사라킴'이라는 여자의 이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죠. 극 초반 사라킴의 시체와 함께 발견 된 타브랜드의 명품백을 조사하며 사라킴이라는 실존은 하지만 실체는 없는 것과 같은 여자의 일생을 따라 갑니다. 이야기는 매 회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지만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치밀하게 직조된 옷처럼 레이디 두아는 자연스럽게 한 겹 한 겹 이야기를 더 해 갈 뿐입니다.
게다가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 안정적이고 인상적이라는 것 또한 흥행에 한 몫을 했습니다. 이준혁이라는 외모, 연기 다 되는 배우를 사건을 냉정하게 파헤치며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형사의 역할로 두고, 맡는 작품마다 신들린 듯한 연기로 모든 작품을 멱살잡이 하는 신혜선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으로 목가희, 두아, 김은재, 사라킴, 김미정 이라는 캐릭터들에 정당성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리고 김재원이라는 청량하고 선한 마스크의 배우를 생각지도 못 하게 호스트바 선수로 캐스팅하며 극에 묘한 설렘과 신선함을 불어넣었죠. 마지막으로 극 초반 시청자들을 빠르게 몰입시킬 수 있도록 박보경이라는 믿고 보는 배우의 캐스팅으로 깔끔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4. 진짜 vs 가짜, 혼모노 vs 니세모노
'진짜와 구분할 수 없는 가짜는 정말 가짜라고 할 수 있는가?' 라는 두 작품을 관통하는 공통 주제.
전혀 다른 내용의 두 작품이 각자 다른 이야기로 동일한 주제를 아주 강렬하게 관통하는 것이 저는 너무나 통쾌하면서도 신기했고 꼭 블로그 포스팅 주제로 다뤄보고 싶었어요. 휴식기를 마치고 돌아 온 제 블로그는 이전 대비 저의 견해나 고민들이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세히 다뤄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전처럼 다양한 체험이나 장소 그리고 먹거리 놀거리들을 소개하기도 하겠지만, 이렇듯 제 생각의 창고에 쌓여있는 여러 생각들을 꺼내어 여러분과 함께 소통하는 창구로도 꽤 쓰일 것 같습니다.
두 작품의 주인공은 가짜와 진짜의 구분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애를 쏟아냅니다. 결국 종내에는 자신마저도 혼모노와 니세모노의 경계가 흐려지고, 자신이 혼모노라 생각하는 상태에 이르죠.
물론 가짜는 절대 진짜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됩니다! 다만, 두 작품의 주인공은 자신이 믿고자 되고자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종내는 자기 자신마저 희생하면서 목표한 것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합니다.
결국 레이디 두아의 <부두아>는 끝까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품 브랜드로 인기 가도를 달리고, 혼모노의 <박수>는 신령을 받은 신애기마저도 나자빠질 정도로 광기를 뿜어내며 자신이 신의 그릇 그 이상이 된 듯, 마치 신이라도 된 듯 끝까지 작두를 타며 굿판을 휘젓습니다.
결말을 보며 저는 이 두 작품에서 절대 비웃을 수 없고, 절대 비난할 수 없는 공통 된 한 가지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바로 피나는 노력! 그리고 결과값을 지켜내기 위한 자기희생! 입니다.
살면서 무언가를 위해 그렇게까지 노력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그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값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선택도 마다하지 않으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스스로에게 저 질문들을 던지고 또 던지며, 앞으로 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자기성찰과 미래에 대한 고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끝의 끝의 끝까지 해보는 노력! 그것이야 말로 절대 가짜일 수가 없는 진짜,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혼모니까요!
저는 앞으로 제 인생에 있어 어떤 것을 위해 저만의 혼모노를 다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보려 합니다.
적어도 노력만큼은 절대 가짜일 수가 없어요.
노력만큼은 그 어떤것보다 진짜! 혼모노예요.
오늘도 저는 나와 당신의 혼모노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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