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덕질

Book Review: 천명관 [고래]

료니 :) 2025. 1. 23. 04:04

여러분 혹시 책 자주 읽으실까요?

오늘의 저는 책덕(책 덕후)이 되어 보려합니다ㅎㅎ

이번 포스팅은 이 책에 대한 소개와 제 감사평이 주를 이룰 예정이라 사진이 많지 않은 점 참고해서 봐주세용~

 

 

 

목      차

 

1. 가벼운 서론

2. 고래에 대하여

2-1. 평범함을 거부한다!

2-2. 빠르게 그리고 흥미롭게 몰아치는 전개

2-3.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이야기

3. 간결한 감사평

4. Epilogue(에필로그)  

5. Tip

6.마무리

 

 

 

 

저는 어릴 때부터 독서 습관이 길러진터라 서점이나 도서관을 가는 것도 즐기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인데요.

오늘은 독서에 흥미가 없으신 분들도 순삭! 하실 수 있는 책을 한권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천명관 작가님의 고래>라는 작품인데요.

저는 꽤나 두꺼운 이 책을 3일만에 읽고는 이 책을 평일에 펼쳐 든 것을 너무나 후회 했습니다.

왜냐구요? 주말에 펼쳐 들었다면 욕심껏 책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 평일에는 일을 해야하니 마음껏 읽을 수가 없잖아요..ㅜ

 

저도 솔직히 이렇게까지 읽고 싶어 목메게 되는 책은 꽤 오랜만이었어요 :)

 

 

 

천명관 [고래] 앞면

 

 

 

그렇다면, [고래]가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지 이제 알아보셔야겠죠?

(좀 더 간결하고 명확한 설명을 위해 해당 구간에서는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로 진행되니 참고 부탁드려요~)

 

 

 

1. 평범함을 거부한다!

 

고래는 일반적인 소설의 틀을 철저하게 깨부수는 책이다. 이 책은 읽는다는 느낌보다 변사(무성 영화를 상영할   줄거리나 대화 내용을 설명하던 사람)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영상을 보는 느낌에 더 가깝다. 책을 보는 내내 나는 마치 책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들과 그 주변인들의 삶을 훔쳐보는 관음증 환자가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너무나 매력적이며, 머릿속에 장면 장면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어느새 그들은 내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나는 고래를 서태지에 비유하고 싶다. 90년대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 당시 나는 미취학 아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태지를 따라 오버핏의 옷을 입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있다. 가요계의 틀을 깨고 등장한 문화 대통령, 서태지로 인해 대한민국의 음악은 빠르게 변화했으며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서태지도 처음에는 낯선 것에 대한 경계로부터 오는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인해 가슴 졸이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서태지와 아이들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고, 음악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한 페이지를 제대로 장식했다. 고래도 그렇다. 초판 인쇄가 2004년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래는 20년이 지난 2023년이 되어서야 물밖으로 나와 그 위용을 떨칠 수 있었다. 나 또한 작년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왜 이 책을 진작 알아보지 못 했을까 계속 생각했었다. 

 

 

 

천명관 [고래] 뒷면

 

 

 

2. 빠르게 그리고 흥미롭게 몰아치는 전개

 

이 책의 호흡을 따라가다보면 숨이 찰 정도다. 이야기의 전개 속도나 시간의 흐름이 굉장히 빠른 것은 물론, 중간에 미적거리는 것이 없다. 어떤 시간 속에서도, 어떤 장소 안에서도, 어떤 사람과의 만남에서도 이야기는 빠르게 흐른다. 그렇다고 빠르게 뛰는 만큼 놓치고 가는 것이 많다면 이 책을 소개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빠른 전개 속에도 사건의 흐름과 등장인물의 묘사 그리고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고도 심도있게 그려냈다. 

 

이 책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여성이다. 금복과 금복의 딸 춘희 그리고 국밥집 노파까지 세 명의 여성의 굴곡진 삶을 그려낸다. 세 여성의 삶은 하나같이 녹록치가 않았다. 그녀들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쉬이 가는 길이 단 하나도 없었으나, 그녀들은 언제나 자신들이 걸어가는 그 길을 누구보다 담대하게 누구보다 악착같이 걸어나갔다. 

 

마치 장면이 휙휙 지나가는 듯한 빠른 전개 덕분에 나는 책장이 넘어가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인지하지 못 할 정도로 몰입했었다. 때문에 일말의 지루함도 견디기 힘들어하는 독자라 할지라도 이 책만은 자신있게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3.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이야기

 

나는 세명의 여성 중에서 특히나 춘희가 참 마음에 쓰였다. 말을 하지 못 하는 아이. 눈으로 마음으로 세상을 읽고 느끼고 나누는 아이. 그런 그녀는 결국 성인 되어서까지도 순수한 아이의 내면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았으며, 일생을 제 아비인 문이 그러했듯이 묵묵히 붉은 벽돌을 만드는데 바치다 세상을 떠났다. 

 

벙어리라는 이유로, 세상을 알지 못 한다는 이유로 그녀는 세상으로부터 사람으로부터 외면당했으며, 결국엔 홀로 생을 보내야 했다. 다만 그런 그녀의 인생에 일말의 위안이 있었다면, 어릴적 그녀의 유일한 친구였던 코끼리 점보와 그녀를 유일하게 여자이자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한 트럭 운전사 그리고 잠시 품었다 떠나보낸 그녀의 아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평생을 어리고 무지한 채로 그녀는 세상의 이치와 인간의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오죽하면 트럭 운전사와 한몸이 되어 아이까지 낳고도 사랑이라는 감정과 남녀간의 육체적 관계에서 느끼는 쾌락에 대해서도 그녀는 전혀 이해하지 못 한다. 다만 그런 그녀가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한 감정이 있다면 그건 아마 어린시절 코끼리와 교감하며 나누었던 우정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차가운 눈 속에서 잃고 울부짓을 때 느꼈던 모정(母情)과 단장(斷腸)의 슬픔이 아닐까 싶다.

 

나는 책을 덮으며 춘희가 가여워 그리고 금복과 노파가 안타까워 참 오랫동안 울었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단시간에 그녀들의 인생을 관통한 나는 그녀들의 아픔과 슬픔을 기꺼이 함께 체감하며 꺼이꺼이 소리 내며 울었다. 

 

 

 

 

 

간결한 감상평 

언제고 삶이 지루하다 느껴질 때면 사건과 감정이 휘몰아치는 그곳에 나를 또 다시 들여다 놓고 싶다. 

무엇이 되었든 마음껏 설레고, 마음껏 응원하고, 마음껏 긴장하고, 마음껏 슬퍼하고 싶은 그런 날에.

 

 

 

 

Epilogue(에필로그)

 

꼬마 아가씨, 안녕.
코끼리, 너도 안녕.




 

 

 

Tip

- 인물들 간의 연결성을 잘 이해하고 넘어가야 사건과 사건을 이해하는데도 수월해요. 

- 외설적이거나 직설적인 표현들이 예고없이 등장하는 부분들이 꽤 있으니 참고하세요. 

- 책을 읽는 느낌이 아닌, 이야기를 듣는 느낌인 만큼 앞서 사용했던 표현이나 구절들이 반복되는 경우가 꽤 있어요

 

 

 

 

지금까지 소설 [고래]에 대한 덕후 료니의 후기였습니다 :)

한편의 영화보다 더 영화같고, 한편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고, 그 어떤 소설보다 진하고 매혹적인 천명관의 고래를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럼 다음에는 어떤 신명나는 덕질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해 주세요 :)